이제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5일 동안 항생제 수액과 약으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습니다. 입원 기간 동안 통증도 어느 정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생제를 독하게 사용했다고 느낄 정도로 집중적인 치료를 받았으니,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회복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퇴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쪽 하복부 통증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응급실에 실려 갔던 날처럼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같은 위치가 계속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염증이 심했으니 회복하는 과정에서 남아 있는 통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다시 심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항생제 치료를 그렇게 오래 받았는데도 왜 계속 아픈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통증이 다시 시작되자 불안해졌습니다
이전 병원으로 다시 가야 할지 고민했지만, 이번에는 산부인과 진료를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에서 제대로 검사를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살던 집에서 비교적 가까웠던 오산의 여성전문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진료실에서 응급실에 실려 갔던 과정과 골반염 진단으로 5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던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치료 후에도 오른쪽 하복부 통증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말씀드렸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우선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이전에도 여러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초음파를 확인하던 선생님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우측 난소에 5cm 정도의 혹이 보였습니다
검사를 마친 뒤 의사 선생님은 우측 난소에 혹이 보인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당시에는 그 혹이 기형종으로 보이며, 크기는 약 5cm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기형종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크기가 작은 편이 아니고, 이 병원에서 계속 지켜보기보다는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와 수술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가능한 한 빨리 대학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겠다며 진료의뢰서까지 작성해 주셨습니다. 그제야 상황이 단순한 통증이나 염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났습니다.
골반염 치료까지 받았는데 우측 난소에 5cm 정도의 혹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그동안 무엇을 치료한 것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물론 응급실과 입원 병원에서는 당시 보이는 염증과 통증을 먼저 치료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그런 부분을 차분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항생제 치료를 받는 동안 혹시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산부인과 초음파를 조금 더 일찍 받아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만 들었습니다.
진료의뢰서를 들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나와 진료의뢰서를 받아 든 순간 결국 눈물이 났습니다. 난소에 혹이 있다는 사실도 무서웠지만, 대학병원에 빨리 가야 한다는 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당시에는 난소에 생긴 혹이 임신에 영향을 주는지, 혹시 난소를 제거해야 하는지, 수술은 얼마나 큰 수술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할수록 무서운 이야기만 눈에 들어왔고, 아직 정확한 진단을 받은 것도 아닌데 최악의 상황부터 떠올렸습니다.
무엇보다 오진으로 인해 시간이 지연된 것 같다는 생각에 속상했습니다. 퇴원하자마자 부인과 전문병원에서 후속 검사를 받아봤어야 했는데, 항생제를 맞았으니 괜찮아질 거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날부터 대학병원 진료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난소에 생긴 혹의 정확한 종류와 수술 필요 여부를 확인하려면 규모가 큰 병원의 부인과 진료가 필요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차병원 등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예약을 시도했습니다. 병원마다 예약 가능한 날짜도 달랐고, 수술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도 길었습니다. 한 병원의 진단만 듣고 결정하기가 두려워서 진료의뢰서와 검사자료를 들고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우측 난소의 기형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나서야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병명을 듣게 됐습니다. 제 우측 난소에 생긴 것은 기형종이 아니라 자궁내막이 난소나 다른 장기에 붙어 혹처럼 증식하는 자궁내막증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통증이 치료 후에도 반복된다면 처음 받은 진단만 믿고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여성의 하복부 통증은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산부인과 초음파와 전문 진료를 통해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록입니다. 비슷한 증상이 있더라도 난소혹의 종류와 치료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난소 기형종은 초음파만으로 확진되나요?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혹의 위치와 크기, 형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정확한 종류를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MRI 등 추가 검사나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를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난소혹이 5cm면 반드시 수술해야 하나요?
혹의 크기만으로 수술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혹의 종류와 증상, 성장 속도, 임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진이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치료 후에도 같은 부위가 계속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항생제 치료나 약물치료 후에도 통증이 반복되거나 악화된다면 추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성의 하복부 통증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 전문 진료를 통해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